신장(콩팥)은 우리 몸속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그러나 한 번 망가지면 자연 치유되지 않고,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꾸준한 검사와 빠른 치료가 필수입니다. 오늘은 건강검진 항목 중 신장 상태를 알려주는 수치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혈액 요소질소가 뭔가요?
국가검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혈액 요소질소는 말 그대로 혈액 속 요소질소의 농도를 말합니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육 생성과 신진대사에 사용되고, 남은 단백질은 간에서 분해됩니다. 이 과정에서 요소질소가 생기는데, 요소질소는 일종의 찌꺼기로 신장을 통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지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요소가 잘 배출되지 못하고, 자연스레 혈액 요소질소 농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혈액 요소질소의 정상 범위는 10~26mg/dL입니다. 수치가 높으면 급성 혹은 만성 신장 질환 등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신장 기능 이상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탈수, 위장관 출혈 등이 있을 때도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으니 일단 이상 수치가 나왔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수치가 낮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닙니다. 혈중 요소질소 수치가 10 mg/dL 이하라면 간 질환, 영양실조, 임신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해서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 때 수치가 적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별다른 치료 없이 생활 습관만 개선해도 나아질 수 있습니다.
사구체여과율 높이는 방법이 있나요?
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장기입니다. 쉽게 말해 정수기와 같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정수기 속 필터 역할을 하는 것이 신장 속 ‘사구체’라는 혈관 다발입니다. 이 사구체는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 안의 주요 성분이 소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은 사구체에 의해 1분간 걸러지는 혈액의 양을 의미합니다. 걸러지는 혈액의 양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인 검진에서는 혈액 내 ‘크레아티닌’이란 노폐물 수치를 측정해 사구체여과율을 추정합니다.
정상 수치는 분당 90~120ml로, 건강한 사람의 신장은 1분 동안 이 정도의 혈액을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3개월 이상 분당 60mL 이하로 낮아졌을 경우에는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하며, 분당 30mL 이하로 낮아졌다면 투석 치료나 신장 이식 같은 신 대체요법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아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가장 확실하게 사구체여과율을 높이는 방법은 빠른 진단과 치료입니다.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사구체여과율 높이는 방법’을 임의로 따라 하지 말고, 수치가 정상보다 조금 낮은 70~80 정도일 때부터 전문의의 조언을 잘 따르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으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레아티닌이 높다는데, 괜찮을까요?
크레아티닌은 근육에 존재하는 크레아틴에서 생기는 물질로, 신장을 통해 걸러지는 혈액 속 노폐물입니다. 혈액 속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을수록 신장에서 노폐물이 잘 걸러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사구체여과율이 낮게 측정됩니다.
크레아티닌 수치는 나이, 성별, 검사 방법, 검사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5mg/dL 이하를 정상으로 봅니다. 근육량이 많거나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일반적인 수치보다 조금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신장의 세균 감염, 전립선 질환, 신장 결석, 종양 등에 의한 요관 폐색, 항생제, 소염제 등 신장 독성이 있는 여러 약제, 감염, 탈수, 출혈, 심부전,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 후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참고로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 땐 단백질과 염분(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