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는 왜 하나요?
소화기내과 진료실에서는 설사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분들이 호소하는 증상이 실제로는 설사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의 소견, 즉 의학적으로는 설사를 하루 4회 이상 묽은 변을 보는 증상으로 정의하기 때문인데요.
먼저 설사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소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입에서 침과 함께 섞이면서 치아에 의해 부수어지고, 식도를 거쳐 위에 도달합니다. 위에서는 음식물이 위산과 소화 효소와 섞이면서 잘게
부서진 형태로 소장으로 넘어가죠. 소장에서 담즙과 소화 효소와 함께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음식이 걸쭉한 액체 형태로 영양소의 흡수 과정이 일어납니다.
마지막으로 대장을 지나는 동안 수분이 체내로 흡수되면서 고형 변의 형태를 갖추며 항문을 통해 배설되는 것이죠.
이러한 소화 과정 중 일부에 문제가 생기면, 예를 들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장 기능에 장애를 유발해 흡수에 장애가 생기거나,
음식물이 대장을 너무 빨리 통과하면서 수분이 충분히 빠져나갈 시간이 확보되지 못하는 경우 설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장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세균성 장염에서는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에서 분비되는 독소에 의해 장내로 수분이 분비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설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인 1. 세균 · 바이러스 감염
감염성 설사의 대표적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는 아데노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세균성 장염의 원인으로는 살모넬라, 콜레라,
대장균 등이 가장 흔하죠. 대부분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손을 제대로 씻지 못하는 환경에서 전파됩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분들은 주로 급성 설사 증상으로 내원하게 되는데요. 이때 급성이라 함은 증상 발현이 48~72시간 미만인 경우를 말합니다.
갑작스럽게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면 하루 정도 음식 섭취를 자제하면서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급성 설사의 경우 설사 횟수가
많아지면서 탈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이나 이온 음료는 섭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감염된 세균이나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구토, 고열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탈수가 심한 경우에는
수액 치료도 고려해야 합니다.
감염성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식재료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익히고, 물은 끓여 먹는 등 안전하게
조리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또 배변 후에는 꼭 변기 뚜껑을 닫은 상태로 물을 내려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 2. 과민성 장 증후군
내시경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묽은 변을 자주 보거나 변비 증상이 발생한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배변 후에는 복통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변 증상의 패턴으로는 설사 또는 변비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또는 설사와 변비가 혼합된 배변 장애가 지속되기도 하기도 합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기능성 장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증상을 유발하는 기능적인 장애를 개선하는 약물 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처럼 증상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식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고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 3. 음주
술 마신 다음 날 설사를 하는 분들이 많죠. 알코올이 장 점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장 기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음식물에 포함된 수분과
영양소가 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거나, 장의 연동 운동이 촉진되면서 설사 증상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치료법은 음주를 삼가는 것입니다. 술을 꼭 마셔야 하는 경우라면 고농도의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안주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단,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는 오히려 설사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지사제 먹는 게 좋나요?
지사제는 일반적으로 장 근육의 신경에 직접 작용해 운동 기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갖는 약제입니다. 장에서 음식물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설사의 횟수나 양을
줄여주는 것이죠.
하지만 감염성 설사의 경우에는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됩니다. 세균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독소가 증가하기 때문이죠. 설사와 함께 발열,
혈변,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지사제를 먹는 경우에는 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음식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익히지 않는 야채나 과일,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 차가운
음료는 삼가고, 가급적 익혀진 형태의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세요. 지사제 복용에 대해서는 주치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설사 증상 발생 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갑자기 설사를 할 때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손상된 장 점막이 회복되는 시간 동안에는 익혀진 부드러운 형태의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특정 음식이 설사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 자체가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을 통해 증상이 나타난 원인과 기간,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