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계획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탑승한 비행기에서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거나, 멀미가 시작되는 등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매우 난감하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까요?
1.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
비행기에서 아기가 우는 이유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 소음, 배고프거나 피곤해서 등 다양하죠. 그런데 비행기 이 · 착륙 시 특히 자지러질 듯이 운다면 대부분 귀 통증이 원인입니다.
비행 중에는 압력 변화가 수시로 발생합니다. 특히 비행 고도가 낮은 국내선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국제선에서, 이륙보단 착륙 시 압력 변화가 심하죠. 우리 몸에서 이런 압력 변화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부위가 바로 귀입니다. 귀는 고막을 경계로 고막 안쪽의 중이와 고막 바깥의 외이로 나뉘는데,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로 중이와 외이 간에 압력 차가 커지면 귀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압력을 균등화시키는 기관이 ‘유스타키오관(이관)’인데요. 평소에는 닫혀있다가 중이와 대기의 압력이 달라 손상의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압력을 조절합니다. 성인은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켜 유스타키오관을 열어 귓속 압력을 조절할 수 있지만, 유스타키오관의 기능 제어가 미숙한 어린아이들은 이런 행동을 스스로 하기 어렵습니다.
유스타키오관은 입을 벌리면 더 쉽게 열리기 때문에 아이가 턱 근육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이 · 착륙 전 젖병을 물리거나 사탕을 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잠들어 있으면 귀가 압력을 조절하지 못하므로 이 · 착륙 시에는 가급적 깨어있고, 이 · 착륙 전부터 귀마개나 헤드셋을 쓰고 있는 것도 좋습니다.
단, 여행을 떠나는 시점에 아이가 중이염이나 감기에 걸린 상태라면 젖병을 빠는 행동은 오히려 귀의 압력을 높여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럴 땐 아이의 귀밑 턱 근육을 손으로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Another Tip. 기내에서는 실온 보관 이유식이 간편해요
기내에는 100ml 이상의 액체는 반입이 불가능하지만 분유, 이유식 등은 가능합니다. 보안 검색 시 확인 후 휴대할 수 있죠. 시판 이유식(특히 실온 보관)을 이용하면 휴대가 훨씬 간편한데, 여행 전 미리 아이에게 시판 이유식을 먹여보고 선호도를 알아두면 도움 됩니다.
2. 비행기 멀미를 할 때
멀미는 귀의 균형감각과 관련 있습니다. 균형을 담당하는 부분은 귀 안쪽 달팽이관 옆에 위치한 작은 구조물인‘전정기관’인데요. 전정기관은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만약 차나 비행기가 흔들리면 눈으로 보는 외부 풍경과 귓속의 전정기관이 느끼는 움직임이 서로 달라 뇌가 혼란을 일으켜 멀미가 발생하는 것이죠. 참고로 멀미 증상에는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어지럼증, 구역질, 구토, 두통, 식은땀, 졸음 등이 있습니다.
멀미를 예방하려면 탑승 4시간 전에 멀미약을 붙이고, 먹는 멀미약은 30분에서 1시간 전엔 복용해야 합니다. 간혹 멀미가 심하다고 붙이는 멀미약을 양쪽 귀에 붙이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 경우 용량 과다로 두통, 어지럼증, 급성 녹내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한쪽 귀에 한 장만 붙여야 합니다.
평소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들림이 가장 적은 비행기 앞쪽이나 날개 부근 좌석을 선택하고, 비행 직전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비행 시 탄산음료나 유제품, 소화가 잘되지 않는 밀가루 음식이나 과자 등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책이나 신문, TV 등을 보기보단 눈을 감고 머리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Tip. 비행기 탑승 전 콩류 섭취를 피하라?!
렌틸콩, 병아리콩 등의 콩류는 장내 발효 작용으로 가스를 많이 발생시킵니다. 특히 비행 전 먹으면 기내 압력 변화로 인해 복부 팽만, 속 불편함, 방귀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요. 기압이 낮은 기내에서는 장내 가스가 더 쉽게 팽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행 전, 공항에서는 콩이 들어간 샐러드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다리가 퉁퉁 부을 때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으면 임신부나 노약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도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다리가 붓고 저릿한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혈액이 응고되며 폐동맥을 막는 혈전증까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런 증상은 비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승객에게서 많이 발생해 ‘이코노미 증후군(심부정맥혈전증)’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평소 다리가 잘 붓는 사람, 임신부, 피임약 복용자, 흡연자, 비만인 사람, 동맥경화증 환자가 이코노미 증후군에 특히 취약합니다. 하지만 기내라는 특수한 공간에선 건강한 사람도 이코노미 증후군을 종종 겪곤 합니다. 이코노미 증후군 치료 방법에는 혈전을 녹이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과 혈관에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요법이 있는데, 기내에선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비행 중에는 편안한 신발이나 슬리퍼로 갈아 신고,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통로를 걸으세요.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는 발목을 좌우로 돌리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등의 행동으로 종아리 근육을 자극해 정체된 혈류를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Tip. 임신부 비행 시 주의 사항은?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장거리 여행을 해도 괜찮다고 알려진 시기는 임신 중기인 20~28주입니다. 하지만 항공사마다 임신부 탑승에 대한 규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여행 전 항공사에 꼭 문의해야 합니다. 여행 전 산부인과에 내원해 의사의 조언을 받고, 자궁 수축과 조기 진통 등 혹시 모를 비상 상황을 대비해 영문 소견서도 챙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4. 비행 중 잠이 안 올 때 음주? NO!
해외여행의 필수 코스, 장시간 비행. 생각만 해도 너무 무료하죠?? 많은 분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또는 좀 더 쉽게 잠들기 위해 기내에서 제공하는 술을 마시곤 하는데요. 그런데 비행 중 마시는 술이 심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는 기내 산소 부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항공기는 고도 8,000피트(약 2,500m)에 해당하는 기압으로 여압(與壓)을 유지하기 때문에 객실 내 산소량은 지상보다 25~30% 정도 낮습니다. 이로 인해 체내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 피로나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죠.
한 연구에 따르면 비행 중 기내에서 음주를 할 경우 혈중 산소 포화도가 평균 85.3%까지 떨어졌는데요.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면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이 무리하게 돼 심한 경우 심장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심지어 기내 음주 후 잠이 들 경우 혈중 산소 포화도는 더 떨어지고 심박수는 더 빨라진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지상에 있을 때보다 2~3배 정도 빨리 취하고, 숙취도 심하기 때문에 편안한 휴가를 위해선 최대한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위해선 탑승 전 30분 정도 공항을 걷고, 탑승해선 영상 시청보단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꽉 끼는 옷보다는 혈액 순환이 원활한 옷을 입고, 목베개, 귀마개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비행기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 데 7시간 이상의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집 근처 병원(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Tip. 비행 중 공포감 완화법은?
최근 잦은 난기류 발생으로 비행 공포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행 중 공포감이 생겼을 땐 ‘478 명상 호흡법’을 하는 것이 좋은데요. 4초 들숨, 7초 정지, 8초 날숨으로 가빠진 호흡을 조절하거나, 옆 사람과의 가벼운 대화로 긴장을 풀어주세요. 생수를 마시는 것도 공포증 완화에 도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