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난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정자직접주입술.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딱 30년이 되었습니다.
1994년, 차병원은 끊임없는 연구 끝에 아시아 최초로 정자직접주입술로 임신에 성공하고 분만까지 이뤄냈는데요.
그 뒤에는 어떤 노력이 숨어 있었을까요?

아시아 최초! 정자직접주입술로 임신 & 분만 성공

정자직접주입술은 정자의 수 부족, 움직임 및 모양 이상 시,
수정률 향상을 위해 난자의 개수가 적을 때 활용한다.

정자직접주입술(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은 1992년 벨기에의 안드레 반 스털트검 박사가 개발한 난자의 세포질 안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체외수정법입니다. 2년 뒤인 1994년, 차 여성의학연구소도 정자직접주입술로 임신과 출산에 성공합니다.

정자 수가 너무 적어서 시험관 수정으로도 임신이 되질 않던 6년째 난임 부부에게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것인데요. 당시 난임 부부의 주치의였던 최동희 교수(현재 차 여성의학연구소 잠실 소속)는 9시 뉴스 인터뷰에서 ‘정자가 한 마리만 있어도 수정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해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난임 시술 방법이지만 당시 이 기술은 난임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난임은 남성 쪽 요인이 40%, 여성 쪽 요인이 40%, 확인되지 않은 원인이 20%를 차지합니다. 정자직접주입술은 남성 쪽 요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아시아 최초 성공 이후 설왕설래 딛고 상용화되기까지

최동희 교수는 “1984년 강남차병원 개원 이후 의료진, 연구진은 전 세계 의료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공부했다. 매일 아침 7시 30분마다 의학잡지를 읽고 외부 교수를 초빙해 강의도 들었다.”라며 이런 공부하는 분위기가 차병원이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동력이라고 말합니다.

정자직접주입술의 경우도 벨기에에서 성공한 기술이라 해도 논문만 보고 당장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차 종합연구원 고정재 부원장 또한 정자직접주입술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고 당시를 말합니다. “유명 대학 교수들도 ‘어떻게 정자 하나로 수정과 임신이 가능하냐?’며 믿지 않았다.” 당시를 회상합니다.

보조생식술 연구, 임신 성공률을 올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최근에는 정자직접주입술에 더해 수정률과 배아 발달률을 높이는 보조생식술이 연구 · 개발되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편광현미경을 사용하는 ‘난자방추사관찰 정자주입술(Polscope ICSI)’과 6,600배 확대 가능한 특수 현미경을 사용해 형태가 우수한 정자를 선별하는 ‘정자형태선별 정자주입술(Intracytoplasmic Morphogogically selected sperm injection, IMSI)’이 있습니다.

심지어 정자가 배출되지 않은 경우라도 정소조직에서 극소량의 정자를 획득하는 ‘고환 조직 내 정자 추출술(Testicular sperm extraction, TESE)’도 개발되었습니다. 차 여성의학연구소는 난임 부부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오늘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