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채취를 했는데 배아 등급이 모두 낮게 나왔습니다.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많은 분들이 낮은 배아 등급 때문에 고민합니다. 그런데 배아 등급이 낮으면 무조건 결과가 안 좋을까요?
배아 등급은 ‘확률’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
배아 등급이 낮다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배아 등급은 어디까지나 ‘확률’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배아 등급은 배달 기간에 맞게 발달하고 있는지, 세포가 얼마나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분열하고 있는지 등의 ‘형태적 특징’을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배아 발달 단계별 특징과 등급 평가 기준은?
3일 배아는 세포가 균일하고 대칭적으로 나뉘며 파편이 적을수록 좋은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이 시기를 ‘난할기’라고 부르는 이유도 ‘쪼갠다(割, Cleave)’는 의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정란이 분열을 거듭하며 세포 수를 늘려가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4일 배아는 ‘상실배’ 단계로, 뽕나무 열매인 오디처럼 세포들이 빽빽하게 모여 단단히 응집된 모습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5일 배아는 ‘배반포’ 단계로, 세포 덩어리 내부에 공간이 생기며 ‘주머니’ 같은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시기에는 태아로 발달할 ‘내세포 집단’과 태반이 될 ‘영양막 세포’가 구분되기 때문에, 두 영역의 세포 수, 형태 등을 보고 등급을 매깁니다.
5일 배아는 여러 단계에 걸쳐 변화를 많이 겪습니다. 배반포에서 확장하고 부화하면 우리가 아는 눈사람 배아, 감자배아가 탄생합니다.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세요
중요한 점은, 배아 등급은 일정 시점에 관찰한 ‘배아의 겉모습’이라는 사실입니다. 등급이 낮았던 3일 배아라도 폐기되지 않고 5일 배아까지 무사히 발달하는 경우는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초기 평가가 다소 아쉬웠더라도 이후 발달 과정에서 상급 배아로 성장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등급이 낮은 배아일지라도, 자궁이 이식된 후에 자궁내막과의 상호 작용에 따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난임 치료 과정에서는 배아의 형태는 절대적인 가능성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환자의 나이, 자궁내막, 전반적인 건강 상태, 염색체 정상 여부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