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차병원보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학술지에 게재된 우수 논문 중 연구실적과 논문 인용 지수, 연구 기여도 등을 폭넓게 고려해 엄선한 논문을 매달 한 건씩 소개합니다. 이달에 소개할 논문은 2025년 6월 국제 학술지에 실린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오주현 교수팀의 논문 ‘Efficacy and safety of time-restricted eating i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 질환에서 시간 제한 섭식의 효능 및 안전성)(IF:33)’입니다.
식사 시간만 바꿔도 간 건강이 개선
대사이상지방간질환 (MASLD, 구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내장지방이 간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진행하면 간경변증·간세포암뿐 아니라 심근경색·뇌경색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승인 약제가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치료는 칼로리 제한과 운동이다.
최근 간헐적 식사의 한 형태인, 하루 중 일정 시간(예: 정오부터 밤 8시) 동안만 식사하고 나머지 시간은 단식하는 시간제한 식사(Time Restricted Eating, TRE)가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는 과체중/비만한 MASLD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TRE의 효과를 대조군(Standard of Care)과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과 비교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RCT)이다.
그림 1. 시간 제한 식사. 전체 식사양을 줄이면서 하루 24시간 중 16시간 금식(물, 커피 등 칼로리가 없는 음료 섭취 가능)하고 8시간 동안만 식사하는 방법이다.
지방간 줄이고 체중도 개선된 TRE
16주간의 중재 후 시간제한 식사법 그룹(이하 TRE그룹)은 간 내 지방이 평균 25.8% 감소했다. 이는 칼로리 제한 그룹( 24.7%)과 거의 동일했고, 대조군( 0.7%)보다 뚜렷하게 우수했다. 또한 TRE 그룹은 체중이 평균 4.6% 감소했고 (약 3.8kg) 절반 이상이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했다. 허리둘레, 체지방량, 내장지방도 유의하게 감소하여 대사 건강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림 2. 대조군, 칼로리 제한군, 시간제한 식사군 간의 간내 지방 감소 비교 결과.
시간제한 식사군이 대조군 대비 유의한 간내 지방량 감소를 보였고 기존 표준치료인 칼로리 제한군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그림 3. 대조군, 칼로리 제한군, 시간제한 식사군 간의 체내 지방량 변화.
시간제한 식사군이 대조군 대비 유의한 내장, 피하 지방량 감소를 보였고 기존 표준치료인 칼로리 제한군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한편 혈당, 콜레스테롤 등 기타 대사 지표에서는 TRE그룹과 다른 두 군간의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TRE는 간 지방과 체중 관리에는 효과적이지만, 이 밖의 대사 지표에서 추가적 우수성을 입증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과체중/비만하면서 당뇨가 없는 MASLD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TRE그룹에서 눈에 띄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으나 당뇨나 다른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보다 신중한 적용이 필요하다.
누구나 실천 가능한 식사법, TRE
TRE는 별도의 식단 변경 없이 식사 시간을 제한하기만 하면 되어 동양인의 식습관에도 적용하기 쉽다. 지중해식처럼 재료 준비가 복잡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간편한 방법이라는 점이 장점이다. 향후에는 약물치료와 병행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 본 연구는 한양대학교병원과 KH한국건강관리협회가 공동으로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개발 용역과제로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