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는 미국 공립대학교 중 연구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기관 중 하나이다. 특히 미시간 대학병원은 세계적인 의학자들을 배출하며 미국 내 최상위권 의과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혁신적인 임상시험과 기초연구의 교차점으로 기능하며 미국 내 암 연구 및 면역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Dr. Weiping Zou연구실에서 배운 면역치료 전략

내가 연수 기간(2022.4.1-2024.6.30)동안 몸 담았던 웨이핑 저우 박사(Dr. Weiping Zou) 연구실은 면역항암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실로, 종양면역학을 기반으로 종양미세환경과 T세포의 상호작용 및 면역회피 기전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 연구실은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면역조절 인자들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면역치료 전략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연수 기간 동안 나는 종양 연관 대식세포의 기능적 이질성과 암 면역 조절 기전에 초점을 맞춰 연구에 참여하였다. 종양 조직 내 대식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 및 대사적 특성이 면역 억제 환경 형성에 어떻게 연관되는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암 조직 유래 대식세포를 정량화하고 암환자의 예후와 연관시키는 분석을 진행, 향후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 지표 발굴에 기여하고자 했다.

연구실에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폴란드,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포닥, 대학원생 등 동료 연구자들이 있었는데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며 금세 가까워질 수 있었다. 매주 목요일에 있었던 실험실 미팅 후에는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연구 외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실험실 동료들은 특히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최고의 한국 드라마 토론'을 벌이며 웃었던 에피소드, 한국 음식을 나눴던 포트럭(potluck) 파티, 함께 다녀왔던 피크닉도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세미나에 지속적으로 참석해 최신 지견 습득

미시간 대학교 암센터에서는 종양면역학 세미나 및 면역치료 심포지엄이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는데,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덕분에 면역관문억제제의 최신 기전, 면역세포 치료, CAR-T cell 치료 전략 등 다학제적 관점에서 최신 지견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유수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연구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확장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미시간의 자연을 즐기는 시간이 많았다. 미시간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호수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하이킹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방문한 미시간 상부 반도(Upper Peninsula) 여행은 미국 연수 중 가장 인상 깊은 가족 여행지 중 하나였다.

미시간(Michigan)주는 호수가 많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이번 연수를 통해 나는 면역 항암 치료법 개발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쌓는 동시에, 국제적인 연구 환경 속에서 독립적인 문제해결 역량과 협업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본 연수를 다녀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차병원그룹 가족분들과 특히 혈액종양내과 동료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