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차병원보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학술지에 게재된 우수 논문 중 연구실적과 논문 인용 지수, 연구 기여도 등을 폭넓게 고려해 엄선한 논문을 매달 한 건씩 소개합니다. 이달에 소개할 논문은 2025년 1월 국제 학술지 에 실린 차 의과학대학교 약학과 원태형 교수팀의 논문 ‘지방 및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을 위한 장내 미생물과 인체의 협력적 담즙산 대사과정 발견’(IF:50.5)입니다.
장내 미생물-인체 상호대사작용 연구의 필요성
현대 의학은 장내 미생물의 대사과정과 그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 성분을 분해해 단쇄지방산, 비타민, 2차 담즙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의 대사과정에 관여하는데 인체의 면역 조절부터 대사 항상성 유지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장 내 존재하는 100조 이상의 미생물과 인체 간의 상호작용은 대부분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 중에서도 장내 미생물과 인체간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담즙산 대사 경로’, 특히 미생물과 인체의 협력적 조절 매커니즘은 반드시 규명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어 왔다. 지방간,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치료에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림1. 간에서는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 콜산(cholic acid)으로 전환되고, 이어서 타우로콜린산(taurocholic acid)이 생합성 된다. 생성된 타우로콜린산은 장으로 분비되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다시 콜산으로 대사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담즙산 대사체는 콜레스테롤과 지방 그리고 당 대사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낸다.
담즙산 대사체인 BA-MCY를 세계 최초로 규명
이에 차 의과학대학교 약학과 원태형 교수팀은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 연구를 위해 무균 쥐와 일반 쥐의 혈청과 여러 장기 조직에서 얻은 시료 추출물 대사체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에는 HPLC-HRMS 기반의 Metaboseek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Metaboseek의 장점은 기존 대사체 소프트웨어와 달리 직관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통해 통계분석, 분자식 예측 그리고 MS/MS 분자 네트워킹 등의 복잡한 대사체 분석을 단순화·시각화하여 연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혁신적 비표적 대사체 분석법을 활용하여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장내 미생물 유래 신규 담즙산 대사체인 BA-MCY(bile acid-methylcysteamine)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미생물로부터 생성된 담즙산이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장 상피세포의 VNN1 효소에 의해 BA-MCY가 합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체내 생리활성 조절 메커니즘에서 BA-MCY는 간, 장 등의 장기조직에서 대사와 항상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 수용체인 FXR를 차단하고 담즙산 생합성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켰는데 실제로 연구팀은 고지혈증 쥐 모델에 BA-MCY를 6주간 투여해 간 중성지방이 감소되는 효과는 입증했다.
즉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과 인체가 협력적으로 지방 대사를 조절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인간 혈청 시료에서도 BA-MCY를 검출했는데 이는 동물 모델을 넘어 실제 임상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2. (A) 연구팀은 일반 쥐(SPF : specific pathogen free mouse)와 무균 쥐(GF : germ free mouse)의 생체 시료 추출물에 대한 비표적 대사체 분석을 통하여 신규 담즙산 대사체 BA-MCY를 규명하였고 장 상피세포의 VNN1 유전자에 의한 생합성 경로를 확인하였다. (B) 고지혈증 마우스 모델에서 BA-MCY를 6주간 투여 결과, 간에 축적된 지방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C) 연구팀은 신규 담즙산 대사 경로와 함께 BA-MCY의 체내 분자적 기전을 규명했다.
대사체 연구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전망
본 연구는 생체 시료 대사체를 분석함으로써 지방간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연구에서 규명한 BA-MCY가 장내 미생물과 인체의 상호대사작용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라는 점! 물론 향후 더 많은 임상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처럼 체내에서 생산되는 대사물질과 인체의 고유한 대사 경로를 이용해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인체에는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이 분명하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대사체학 기반 신약개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어, 다양한 질병에 대한 혁신적인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