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연구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최근 차세대 세포치료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분당차병원 문용화 교수는 최근 메이오클리닉을 방문해 TIL 치료의 과정을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문용화 교수가 직접 전하는 메이오클리닉의 최신 TIL 치료 현장, 함께 보시죠!
차세대 세포치료 TIL, 국내 도입을 위해 떠난 연수
분당차병원은 2025년 국책과제에 선정되어, 국내최초로 백금내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 TIL 치료제(CHA-TIL) 임상시험에 착수했습니다. TIL(Tumor-Infiltrating Lymphocyte, 종양침윤림프구)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차세대 세포치료법으로, CAR-T, TCR-T와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CAR-T 치료는 혈액암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고형암에서는 적용에 한계가 있으며, 치료 과정에서 CRS(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나 ICANS(신경독성증후군)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TCR-T 역시 환자의 HLA(인간 백혈구 항원) 유형에 따라 적용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TIL 치료는 다른 세포치료에서 발견된 부작용이 적은 편이고, 환자에 따라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됩니다. 2024년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Iovance Biotherapeutics, Inc.)의 TIL 치료제 리필류셀(Lifileucel, 제품명 암타그비)이 최초의 TIL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으면서 임상적 가능성도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객관적 반응률(ORR)은 31.4%,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36.5개월을 기록했으며, 5년 전체생존율(OS)은 20%로 보고됐습니다.
▶ TIL, 암세포와 싸우는 아군을 증식시키는 치료법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있습니다. 암이 생기면 이 T세포들이 종양 안으로 들어가 암세포와 싸우는데 종양 안에 들어간 세포를 ‘TIL(종양침윤림프구)’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암 조직 안에 TIL이 존재하지만 그 수가 적어 암세포를 이기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마치 100명의 적과 싸우는데 아군은 10명밖에 없는 상황과 같습니다.
TIL 치료는 환자의 종양 조직을 소량 채취해 TIL을 분리한 뒤 3~4주에 걸쳐 수십억개로 증식시킵니다. 항암제로 면역세포를 제거해 공간을 만든 뒤 증식된 TIL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행하는데,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고 자기 몸의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고 다양한 암세포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습니다.
① 수술 전 평가 → ② 조직채취 → ③ 세포제조 → ④ 투여 전 평가 → ⑤ 세포 활성화 위한 ‘림프구 감소 항암+TIL+고용량 IL2’ 투여
TIL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연수
TIL 치료는 기존 항암제나 표적치료제와 달리 제조 과정부터 투여 방법, 독성 관리까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TIL 치료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아르카디우스 Z. 두데크(Dr. Arkadiusz Z. Dudek)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저는 방문교수 자격으로 세포치료 전담팀인 CMB(Cellular, Molecular, Bispecific)에서 연수하며 TIL 치료의 실제 임상 적용과 전문적인 치료 역량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메이오클리닉은?
메이오클리닉은 1864년 윌리엄 워럴 메이오가 설립한 이후 두 아들인 윌리엄 제임스 메이오와 찰스 호레이스 메이오가 발전시킨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160년 ‘환자 우선(The Needs of the Patient Come First)’의 가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로체스터, 피닉스, 잭슨빌 3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비영리 통합 의료기관으로, 《US News & World Report》 병원 평가에서도 수십 년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포치료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CAR-T, TIL, 이중항체(Bispecific) 치료 분야에서 높은 임상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CMB팀이 CRS, ICANS, 고용량 IL-2(HD-IL-2) 등 세포치료 관련 독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메이오클리닉의 진료와 임상 시스템을 목격하다
입원환자 진료와 CMB 팀 회진
CMB팀은 매일 아침 TIL, CAR-T, Bispecific 항체를 투여받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회진합니다. 입원 환자를 담당하는 혈액내과·종양내과 의사 10여 명이 1주씩 당번을 맡는 방식으로 운영해 진료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의료진의 번아웃도 예방하고 있습니다. 1차 진료는 전문 간호사(PA/NP, Physician Assistant/Nurse Practitioner)가 12시간 교대로 담당하며, 임상 약사는 약제 처방과 부작용 평가를, 일정 담당자는 영상 검사 처방과 외래 예약을 실시간으로 처리합니다.
외래 진료 : 두데크 교수 진료실
메이오클리닉의 외래 시스템은 환자 1명당 약 40분을 배정, 의료진이 하루 최대 10~12명을 진료합니다. 의사는 먼저 워크룸에서 다른 의료진과 함께 환자의 차트를 검토한 후, 환자가 대기 중인 진료실로 찾아갑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하루 50~60명 진료, 환자가 의사에게 이동하는 방식) 전문간호사인 PA와 NP는 환자의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반복적인 항암제 처방 등을 담당하며, 진료 외에도 보험 청구 업무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합니다.
TIL 치료 임상 및 학술 회의
① 정기 회의
격주로 진행되는 ‘TIL 회의’에서는 치료 후보 환자를 선정하고 조직 채취 및 제조 일정을 조율하며, 임상 프로토콜 개선 방안을 논의합니다. 고용량 IL-2 투여 기간에는 하루 두 차례 ‘IL-2 회의’를 열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 투여 여부를 결정합니다. 세포치료 담당 의사들이 매주 참석하는 ‘MCR 세포치료제 회의’는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회의입니다. 이와 함께 매월 메이오클리닉 전 캠퍼스의 세포치료 관련 의료진이 참여하는 ‘다학제 회의(Enterprise Cell Therapy Cross-Disciplinary Group Meeting)’에서는 메이오클리닉 전체의 TIL, CAR-T 등 세포치료 관련 최신 데이터를 공유하고, 캠퍼스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합니다.
② TIL 치료 임상 과정
흑색종 환자 2명의 종양 조직 채취(Tissue Harvest) 과정에 직접 참관했습니다. 이를 통해 TIL 제조 성공률을 높이는 조직 채취 전략을 확인하고, CHA-TIL 임상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TIL 주입은 림프구 고갈 처치가 끝난 후 30분 이내에 시행하며, 이후 중환자실에서 고용량 IL-2를 투여하면서 환자 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이후 혈구 수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이면 퇴원할 수 있도록 하고, 병원 인근에서 머물며 매일 외래 진료와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메이오클리닉은 TIL 치료 환자의 입원 기간을 약 2주로 단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당차병원과 메이오클리닉의 교류로 이어진 기회
사진1. 아르카디우스 Z. 두데크 교수와. 정기 회의를 참석했다.
사진2. 100년이 넘은 옛 건물에는 메이오 가문이 보유한 상장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3. 이 린(Dr. Yi Lin) 교수(오른쪽에서 첫 번째)와 CMB팀, 이들은 세포치료 프로그램 전문 다학제팀이다.
저는 연수 기간 중 총 세 차례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 의료 시스템과 종양내과 현황’, ‘분당차병원 소개’, ‘CHA-TIL 난소암 임상시험과 TIL 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암 전문의(Oncologist), 미네소타 캠퍼스 의료진, 메이오클리닉 전 의료진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했습니다. 이번 연수를 계기로 분당차병원과 메이오클리닉 간 국제 공동연구의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향후 ‘CHA-TIL(난소암)과 메이오클리닉 TIL(흑색종) 코호트 비교 분석’과 ‘감쇄된 림프구 고갈 항암요법 (Attenuated Lymphodepletion) 임상 연구’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연수는 TIL 치료의 임상 운영부터 독성 관리까지 실제 현장을 직접 참관하고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특히 고용량 IL-2 투여 전 다학제 회의로 환자의 치료 적합성과 위험 요인을 면밀하게 평가하는 ‘IL-2 회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치료 전 과정에서 위험 요소를 신중하게 의사결정하는 시스템에 참여하며 CHA-TIL 임상 운영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메이오클리닉과의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CHA-TIL 프로그램의 임상 역량과 치료의 질을 한층 높여 나가겠습니다.
이번 연수에서 열린 자세로 귀중한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해 주신 두데크 교수와 메이오클리닉 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수 장소 :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 Rochester Minnesota)
연수 기간 : 2026. 6. 3 ~ 2026. 7. 3
연구 분야 : 면역항암치료 세포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