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이라 불리는 물,
건강을 위해 억지로 들이키고 있진 않나요?
제대로 마시면 보약이지만,
잘못 마시면 독이 되기도 하는 물
당연하게 믿어왔던 물의 역설,
오늘 그 한 끗 차이를 알려드릴게요.
물, 얼마나 마셔야 할까?
무조건 많이 vs 목 마를 때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많이 마신다'의 기준은 저마다 다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하루 2L는 마셔야 한다, 목 마를 때만 마셔도 충분하다로 의견이 갈리는데요. 일반적으로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성인에게 체중을 고려하여 8잔, 총 1.5~2L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식습관, 체중, 연령, 에너지 소모량 등을 고려해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영양학회는 2025년 한국인의 1일 수분 섭취기준을 성별과 연령에 따라 세부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30-40대 남성이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을 제외하고 물, 음료, 우유를 비롯한 액체로 섭취해야 하는 수분 섭취량은 1.2L이며, 같은 연령대 여성은 1L 섭취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통념상 알고 있던 2L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인데요.
정상적인 콩팥 기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체내 수분의 양은 우리 몸의 항상성 체제에 의해 잘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물의 섭취량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보다는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 신중히 마셔야 하는 경우
다음 질환이 있는 사람
콩팥(신장) 질환자 : 신장은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당뇨나 고혈압의 합병증, 여러 신장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신장 기능 저하를 만성 신부전이라고 하고 이 경우 소변 배출 능력이 떨어져 과도한 수분 섭취는 폐나 심장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필요 이상의 수분은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심장 질환자(심부전) :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수분을 제대로 순환시키지 못해 부종을 유발하고,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으로 호흡곤란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간 기능 질환자(간경화) : 간경화 환자는 혈액 속 단백질인 알부민의 생성이 줄어들게 되는데, 혈관의 삼투압을 유지해 적정량의 체액을 유지하는 알부민이 부족하면 체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나가 복수가 차고 전신 부종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 갑상선 호르몬 감소로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있어 수분 배출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처럼 맑은 소변
정상적인 소변은 옅은 노란색이며, 이는 적절한 수분 상태를 의미합니다. 소변이 물처럼 거의 무색인 경우에는 수분 섭취가 과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갈증을 느끼는 정도를 기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진한 노란색 또는 갈색에 가까운 소변은 탈수를 시사할 수 있어, 수분 섭취를 늘려줘야 합니다.
심하게 운동을 한 경우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과 함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손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생수로도 충분히 수분 보충이 가능하지만 장시간 지속되거나 땀 배출이 많은 운동의 경우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취침하기 전
취침 직전 과도한 수분 섭취는 야간뇨의 원인이 되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는 많은 양의 수분 섭취를 피하고 갈증 해소가 될 정도의 소량 섭취가 바람직합니다.
물 어떤 게 좋을까?
얼죽아 vs 쪄죽따
여러분은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파 인가요, '쪄죽따(쪄 죽어도 따뜻하게)'파 인가요?
일반적으로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찬물, 뜨거운(따뜻한) 물이 도움 될 때가 있는데요. 우리 몸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미지근한 물만 고집하기보다, 몸의 상태에 맞춰 적절하게 온도를 조절해 마시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급격한 열을 식혀야 할 때: 찬물 (5℃-15℃)
운동 직후: 고강도 운동 후 혹은 오랜 시간 폭염에 노출된 경우 심부 체온이 급격히 올라갔을 때 찬물을 마시면 체온 조절에 즉각적인 도움을 줍니다.
빠른 수분 흡수: 연구에 따르면 11℃-15℃ 사이의 약간 시원한 물이 위장에서 흡수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탈수 증상이 우려될 땐 시원한 물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차가운 물은 복통을 유발하거나 위장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어 천천히 조금씩 마시는 게 안전합니다.
순환과 이완이 필요할 때: 따뜻한 물 (40℃-60℃)
소화 불량 및 근육 긴장 완화: 따뜻한 물은 위장의 혈류량을 늘려 소화 효소 활성화를 돕고,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호흡기 및 목 건강: 따뜻한 물의 수중기는 코와 점막을 촉촉하게 해 막힌 코를 뚫고, 기침, 인후통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감기에 걸렸거나 환절기에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 안정: 따뜻한 음료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가장 안전한 온도: 미지근한 물 (20℃-30℃)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이 가장 좋습니다.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물은 몸은 체온을 맞추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은 신진대사에 가장 부담을 주지 않는 온도입니다.
물 건강하게 마시는 법
미지근한 물 조금씩 나눠 마시기
수분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는 하루 동안 나누어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체내에서 필요 이상의 수분은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체내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갈증과 활동량을 고려하여 규칙적으로 나누어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수돗물은 끓여 마시기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은 여과, 소독의 과정을 거쳐 깨끗하게 정수되고 있으나 수돗물이 이동하는 파이프관에 있던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물에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끓여 마시거나 정수 필터를 설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커피 마신 후 물 마시기
커피 1잔은 이뇨 작용으로 인해 마신 양의 약 1.5배의 수분을 배출시킵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수분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고 체내 수분 보충을 위해 물 한 잔 정도의 추가가 도움이 됩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시기
갈증은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생리적 신호입니다. 갈증이 심해지기 전에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이 탈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순수한 물 많이 마시기
수분 섭취는 당분이나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물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다만, 개인의 기호에 따라 무가당 차(보리차, 옥수수차, 현미차, 루이보스차 등)도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