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차병원보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학술지에 게재된 우수 논문 중 연구실적과 논문 인용 지수, 연구 기여도 등을 폭넓게 고려해 엄선한 논문을 매달 한 건씩 소개합니다. 이달에 소개할 논문은 2025년 11월 25일,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차 의학전문대학원 생화학교실 강윤정 교수 연구팀의 논문 “Microengineered patient-derived endometrium-on-a-chip for the evaluation of endometrial receptivity and personalised translational medicine”입니다.
환자의 자궁내막을 ‘칩’위에 그대로 옮기다
자궁내막은 배아가 착상하는 공간으로, 임신이 시작되는 데 가장 중요한 조직 중 하나다. 자궁내막의 상태가 수용적이지 않으면 배아가 정상적으로 착상하지 못하고, 난임이나 반복 착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임상에서는 자궁내막의 상태를 제한적인 지표인 ‘자궁내막 두께 측정(Endometrial Receptivity Array; 아이지노믹스)’ 등 으로만 평가해 왔으며, 실제 환자 자궁내막의 미세한 환경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강윤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환자에게서 얻은 자궁내막 세포를 기반으로 실제 자궁내막 미세환경을 모사한 ‘자궁내막-온-어-칩(endometrium-on-a-chip; 이하 EoC)’을 구축했다. 이 EoC는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활용해 자궁내막 세포들이 실제 자궁내막과 유사한 조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실험실 환경에서도 자궁내막의 구조적·기능적 특성을 재현할 수 있다.
그림 1. 기존 난임 시술은 경험적 진단과 치료에 기반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임상적 진단 지표와 치료 효과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환자별 자궁내막 수용성에 근거한 치료 전략은 필수적이다.
임신 성공 가능성 예측을 위한 새로운 정량 지표, ERS2
연구팀은 EoC를 기반으로 자궁내막 수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체계인 ‘ERS2(Endometrial Receptivity Scoring System)’를 구축했다. 자궁내막 수용성은 임신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지만, 기존 검사법은 특정 시점의 제한적인 정보에 의존해 자궁내막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ERS2는 자궁내막 세포의 반응 뿐만 아니라 혈관 구조 변화 등 자궁내막 미세환경 전반을 함께 분석해, 배아 착상에 적합한 상태인지 여부를 수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환자마다 서로 다른 자궁내막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었으며, 배아 착상 가능성을 기능적으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ERS2는 실제 환자 유래 자궁내막 환경을 유사하게 반영한 칩 기반 분석을 통해 도출된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자궁내막 수용성을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데 그쳤던 기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배아이식 전에 자궁내막 상태를 미리 평가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그림 2. 환자 유래 자궁내막 세포로 개인 맞춤 EoC을 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궁내막 수용성과 혈관 형성을 종합 평가해 ERS2를 통해 환자별 자궁내막 수용성 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개인 맞춤형 치료로 이어지는 전환점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한 실험 모델을 넘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그 임상적 효과를 검증·모니터링할 수 있는 단계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EoC를 이용해 특정 치료 자극이나 약물에 대한 자궁내막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어떤 치료가 환자에게 더 효과적일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임상에서 실제로 적용된 치료가 환자의 자궁내막 상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EoC-ERS2 기반으로 추적·평가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능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는 난임 치료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환자 개개인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강윤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여성 생식의학 분야에서 개인 맞춤형 의료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자궁내막 기능 이상과 관련된 다양한 임상 연구와 치료 전략 개발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